비개발자 6명에게 Claude Code를 가르쳤더니
캠페인 리스트 취합속도 12배, PRD 작성 효율 6배, 수금확인 속도 15배. AB180에서 AX를 위해 바로 움직인 사례를 공유합니다.
올해 초, 정구봉님이 운영한 AI Native Camp에 참여했다. 300명 중 30명 뽑히는 캠프였는데 운 좋게 붙었다. 7일 동안 Claude Code로 실무 문제를 풀면서 매일 진화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때 배운 것들은 여기에 따로 썼다.)
캠프가 끝나자마자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이걸 우리 팀에도 해야 한다.
배워서 남주려는 마음도 있었지만, 더 솔직하게 말하면 위기감이었다. 클로드 코드를 당장 업무에 활용하지 않는다면 지식 노동자로서 박탈당한다는 큰 위기감. 아무리 혼자 많은 것들을 에이전트 코딩으로 해내도, 나 나 혼자 잘하는 건 한계가 있다. 마치 500km/h로 달리는 자율주행 자동차들이 달리는 도로에, 딱 1명의 100km/h로 달리는 인간주행 자동차가 있다면 모든 도로는 100키로로 달릴 수 밖에 없는 것처럼. 그래서 개발자 아닌 — SA, 마케터, PW, CS, RevOps, PM — 이 사람들이 AI를 쓸 줄 알아야 팀 전체가 달라진다고 생각했다.
나의 대학 동기이자 이제 AB180에 데려온 예찬이와 함께 함께 2주짜리 프로그램을 설계했다. 참가자 6명. 전원 비개발자. 코드 한 줄 모르던 사람들.
커리큘럼:
- Day 1: Claude Code와 첫 대화
- Day 2: MCP + 외부 도구 연결
- Day 3: 에이전트 패턴 심화
- Day 4: 히스토리 분석
- Week 2: 각자 실무 프로젝트
- 마지막 날: 발표회
핵심 원칙은 하나였다.
도구를 가르치지 않는다. 문제를 구조화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
"Claude Code 이렇게 쓰세요"가 아니라 "당신이 매일 하는 이 업무, 어떤 판단 기준으로 하고 있어요?"부터 시작했다. 정구봉님 캠프에서 배운 그대로 활용해보았다. 그래서 첫날부터 클로드코드를 설치하는데 질문이 들어오면, 곧바로 그 질문을 그냥 클로드 앱에 집어넣어서 해결해보라고 했다. 약간 캠프 참여자분들은 처음에 당황하셨을 수도 있었겠다. 알려준다고 왔는데, 막상 자꾸 컴퓨터에게 물어보게 시키니...ㅋㅋ
2주 뒤, 이런 일이 벌어졌다
한솔님 (마케팅) — 캠페인 초청리스트를 만드는 데 매번 2~3시간이 걸렸다. 8개 질문에 답하면 7단계 파이프라인이 자동으로 돌아가는 스킬을 만들었다. 5~10분이면 끝난다. 12배.
영주님 (Product Writer) — 도움말 문서 89편을 리뉴얼해야 했다. 3명이 6개월, 총 240시간 예상이었다. 6개 스킬과 5개 템플릿을 만들어서 40시간으로 줄였다. 6배. 영주님 말이 인상적이었다. "하드스킬이 없어서 어찌할 도리가 없던 일에 방법을 찾고 구현할 수 있다는 게 임파워링이에요."
진형님 (RevOps) — 매일 수금 메일을 확인하는 데 20~30분이 걸렸다. 스킬 하나 만들어서 1~2분으로 줄였다. 누락 0건. 발표일 기준 사용률 100%. 15배.
David님 (PM) — PRD 작성에 타임블록 3~6시간을 잡았었다. /prd 스킬을 만들어서 30분 이내로 끝낸다. 발표 이후 전사 PM들에게 배포 중이다. 6~12배. David님 말이 기억난다. "앞으로 PRD를 손으로 쓸 일이 없을 것 같아요."
담인님 (SA) — 고객 기술 문의를 수동으로 분석하던 걸, 3단계 자동 분석 + AI 전문가 3인 교차 검증 시스템으로 바꿨다. 자동화 룰만 10개 넘게 직접 만들었다. 담인님 말이 핵심을 정확히 짚었다. "AI에 답을 달라고만 시키면 수동적이에요. 내가 생각하는 주체가 되게 하는 게 좋았어요."
운채님 (CS) — 고객 답변 작성에 30분~1시간 걸리던 걸 5단계 파이프라인 + 21개 스킬로 50% 이상 단축했다.
6명 전원, 코드 한 줄 안 짜지 않고 전부 자연어로 이런 결과물을 만들었다.
캠프가 끝나고 벌어진 일
캠프가 끝나고 예상 못한 일들이 시작됐다.
담인님은 캠프에서 배운 걸 확장해서 Amplitude 크롬 확장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했다. David님의 /prd 스킬은 전사 PM 표준 도구로 자리잡았다. 보안팀에서는 AI 활용 가이드라인을 함께 만들었다. 한솔님은 초청리스트 스킬의 응용 버전을 스스로 만들었다.
가르친 적 없는 것들을 알아서 만들기 시작한 거다.
캠프 전에 사람들이 하던 질문: "이 기능 어떻게 써요?"
캠프 후에 바뀐 질문: "이 업무를 어떻게 구조화하면 AI한테 맡길 수 있을까요?"
질문이 바뀌면 일하는 방식이 바뀐다.
캠프를 마치고 나서 사내 슬랙 채널에 후기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2기 모집을 열었더니 30명이 넘는 동료들이 신청했다. 6명으로 시작한 건데.
가르치면서 더 배웠다
정구봉님 캠프에서 참가자로 앉아 있을 때랑, AB180에서 강사로 서 있을 때. 같은 내용인데 완전히 다른 걸 배웠다.
제일 좋았던 건 이 사람들의 사고 워크플로우를 직접 볼 수 있었다는 거다. SA는 고객 문의를 이렇게 분류하는구나. CS는 답변할 때 이런 순서로 판단하는구나. 개발자냐 비개발자냐는 중요하지 않았다. 자기 업무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그 지식을 AI에게 넘길 수 있는 구조를 만들면 되는 거였다.
지금 2기를 준비하고 있다.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나도 궁금하다. 확실한 건 하나 있다. AI가 반복 작업을 가져가니까, 사람이 진짜 고민하고 토론할 시간이 생겼다. 회사 KPI에 더 빠르게 다가가면서, 동시에 인간으로서 더 깊게 생각할 여유가 생긴 거다.
6명이 2주 만에 바꾼 건 업무 시간만이 아니다. 일을 바라보는 눈이 바뀌었다. 그게 도구보다 오래 남는다.